소주전쟁 리뷰 – 위스키는 씁쓸했고, 영화는 심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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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영화 리뷰

소주전쟁 리뷰 – 위스키는 씁쓸했고, 영화는 심심했다

by 토킹맨 2025. 6.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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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주전쟁
대한민국 국민 소주가 무너졌다! 1997년 IMF 외환위기, 독보적인 맛으로 전국을 평정했던 국보소주가 자금난에 휘청거린다. 이 타이밍을 눈여겨보던 글로벌 투자사 솔퀸의 직원 인범(이제훈)은 국보소주 매각을 위해 회사에 접근하고, 국보소주가 곧 자신의 인생인 국보그룹의 재무이사 종록(유해진)은 회사를 살려보겠다는 일념으로 스마트한 인범에게 오롯이 의지한다. 한평생 몸바친 회사를 지키려는 종록과, 회사를 삼키려는 목표를 숨기고 종록에게 접근한 인범. 서로 다른 목적의 두 사람은 소주 하나로 점차 가까워지는데...
평점
-
감독
-
출연
유해진, 이제훈, 손현주, 최영준, 바이런 만

 

한국 소주 업계의 실제 매각 과정을 바탕으로 한 영화 소주전쟁. IMF 시기의 불안정한 경제 상황 속, 국내 기업의 허점을 노리고 들어온 외국계 자본과 그에 맞서는 내부 인물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소재는 참신하고 묵직했지만, 정작 그걸 풀어내는 방식은 아쉽게도 'B도 A도 아닌' 어중간함에 머물고 말았다.


🧊 연기력 구멍은 없지만, 몰입감도 깊지 않다

주연으로는 이제훈과 유해진. 유해진은 워낙 영화계에서 ‘믿고 보는 배우’로 통하고, 실제로 이번 영화에서도 진정성 있는 연기를 보여준다. 회사에 평생 헌신한 중년 직장인의 얼굴을 잘 담아냈고, 가족보다 회사를 먼저 챙긴 삶의 무게가 자연스럽게 배어 나온다.

이제훈은 외국계 투자사의 ‘사냥개’ 역할. 냉철하고 집요한 캐릭터로 극을 끌고 가는데, 문제는 캐릭터의 서사가 너무 불친절하다는 점이다. 중간에 모순적인 감정선이 등장하지만 그걸 설득력 있게 연결짓지 못해서 긴장감이 뚝 끊긴다. 덕분에 영화 전체가 약간 붕 뜬 느낌을 준다.


🥃 소주와 위스키, 술로 풀어낸 계층 간 대비

영화에서 자주 등장하는 술은 단순한 소품이 아니다. 소주는 서민의 술, 위스키는 권력자의 술이라는 대비가 뚜렷하다. 소주를 마시는 사람들은 회사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평범한 사람들, 위스키를 기울이는 사람들은 배신과 이권을 계산하는 고위층이다. 술이라는 매개를 통해 한국 사회의 이면을 비유적으로 잘 담아낸 시도는 인상적이었다.


🌀 캐릭터가 입체적이라기보단 이도저도 아닌

이제훈 캐릭터는 처음엔 냉혹한 기업사냥꾼처럼 보이지만, 유해진에게 인간적인 끌림을 느끼고 과거의 아버지를 투영하면서 흔들린다. 캐릭터의 변화 자체는 충분히 흥미로울 수 있었지만, 그 전환이 설득력 있게 그려지지 않아서 어정쩡하다. 결과적으로 영화 전체가 그 캐릭터처럼 ‘이도저도 아닌’ 인상을 남긴다.


🎬 마무리 총평

소주전쟁은 A급 영화가 되기 위한 야심은 있었지만, 디테일과 서사 구성에서 아쉬운 부분이 많았다. 조연 배우들의 맛깔난 연기, 상징성 있는 연출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인 완성도는 기대에 못 미친다. 제목은 강렬하지만, 내용은 그만큼의 임팩트를 남기지 못했다.


“서민의 술과 권력자의 술 사이, 영화는 그 중간 어딘가에서 길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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